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연구소장
[LA중앙일보] 08.14.16 12:36
올해도 어김없이 8·15 광복절이 찾아 왔다. 광복절은 치욕적인 일본의 식민지에서 해방된 날이며 동시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이기도 하다.
최근에 홍우준 전 민정당 국회의원이 하와이의 대한인국민회 사적지를 헐값에 넘겨받은 뒤 외국 회사에 팔아 이득을 취했다는 언론 보도를 들었다. 그는 현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의 부친이기도 하다.
미주 한인들은 조국의 독립 운동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노골적인 인종차별과 막노동 그리고 저임금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한국인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꿋꿋하게 이겨 나갔고 동시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대한인국민회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중심이 되어 1909년 하와이의 합성협회와 미국 본토의 공립협회를 통합하여 설립한 대표적인 독립운동 단체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세운 동지회와 박용만 선생이 설립한 군단 등도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한 단체들이다.
대한인국민회는 대다수의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참여하는 조직으로 확대돼 나갔다. 1910년대 미주 대륙에서 약 800명, 하와이에서 약 1000명, 만주에서 약 2000명, 시베리아에서 1200명 등 5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가입했던 대표적인 독립운동 단체였다.
홍문종 의원은 “재단 부동산을 아버지 명의로 전환한 것은 관리를 쉽게 하기 위한 것이며 이득이 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직 국회의원과 아들 현직 국회의원이 독립운동 사적지를 사유화하고 팔아서 이윤을 냈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대한인국민회 사적지를 보존하고 차세대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는커녕 외국 회사에 팔았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LA 대한인국민회 건물은 현재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사적지로 보존해 차세대에게 물려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한인국민회 사적지를 팔았다는 소식을 들으니 미주 한인사회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부끄럽다.
하와이 한인사회는 물론 미주 한인사회가 우리의 자산과 대표적인 사적지를 보존하지 못하고 외국 회사에 팔았는데도 방관한 셈이 됐다. 더구나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이 독립운동 사적지를 사유화하고 외국 회사에 팔아 이윤을 남겼다는 것은 창피하고 지탄 받아야 할 일이다.
대한인국민회 건물에는 독립운동 관련 유물과 무명 애국지사 추모비도 보관돼 있다고 한다.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애환이 담긴 사적지를 송두리째 팔아 넘긴 셈이다. 이제 외국 회사가 사적지의 소유주가 됐다. 어떻게 그 중요한 사적지가 개인의 소유가 됐는지 궁금하다. 또한 왜 한인 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외국 회사에 팔았는지, 그렇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도 묻고 싶다.
지금 중요한 사안은 어떻게 하와이 대한인국민회 사적지를 되 찾아 올 것인지를 강구하는 것이다. 홍 의원 측은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미주 한인사회의 중요한 자산인 독립운동 사적지는 한 개인의 소유가 돼서는 안 되고 잘 보존해 후세들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독립운동은 아직도 진행형인 듯하다